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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라이언고슬링, 장갑, 파텍필립

sstrato 2024. 6. 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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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이브. 

뒷골목 가난 뱅이 스턴트 드라이버가 이래 저래 삶을 해쳐나간다는 영화다. 그냥 잘 생긴 라이언 고슬링 보는 맛으로 봐야 하는 건지 잘 몰겠다.

사건에 말려드는게 옆집에 살게된 여자 사람 친구의 남편 빚 5000달러를 갚기 위해서 일이 시작된다. 그 여사친 남편이랑 같이 전당포 터는걸 도와주다가 그 남편이 죽고, 알고보니 훔치려던 그 전당포 일에 여러가지의 일이 겹쳐져 있던 함정이란걸 알게된다. 

 

영화 드라이브.

영화의 내용에 대한 감상은 사람들마다 다르니, 필요하면 다시 보길 바란다. 이 영화는 CF 감독 출신 니콜라스 빈딩이 만들어서 장면 장면은 굉장히 아름답다. 포스터도 음악도 장면도 간결하고 마치 CF를 보는 듯 강렬하다. 초반의 Get Away , 마지막에 real hero등의 음악역시 굉장히 감각적이고 이 영화의 템포를 빠르께 또는 느리게 가져가면서 긴장과 이완을 준다.

 

스타일 하나로 모든게 용서되는 영화다. cf감독 출신이 만들면 항상 장면들이 아름답다(미장센이라고 프랑스말로 한다). 탑건 1의 장면들이 아름다웠던것은 감독이 CF감독 출신인 토니 스캇이었기 때문이다. 탑건 매버릭에서도 감독을 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2000년쯤인가 투신을 해서 자기를 세상에서 지웠다. RIP 토니.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유덕화 영화 '천장지구'의 미국버전이란 생각이 들었다. 천장지구의 RR오토바이 대신에 머슬카를 타고 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천장지구, 중국원래 이름은 천약유정

 

 이런류의 다크 무비는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나한테나 아니면 10~20대 청춘 누구에게나 쌉싸한 인생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라이언 고슬링 

나는 라이언 고슬링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늘 혼돈스럽다. ㅋㅋㅋ

 

누구가 라이언 고슬링이고 레이놀즈인가?

내가 기억하는 라이언 고슬링의 주요 영화는 '빅쇼트'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영화로 만든건데 거기서 베넷이라는 스왑을 파는 증권회사 임원으로 나오면서다. 빅쇼트자체를 보면서 CDO, ABS, MBS등의 경제공부를 하느라 자주 보게되었던 영화라서, 라이언 고슬링이 익숙해졌다. 

 

장갑, 소품1

영화 보는 내내 그렇게 소품만 계속 보이는데, 그중에서 반짝 반짝 에나멜 코팅이 된 장갑도 궁금하더라고. 찾아 보니 gaspar에서 the drive라는 장갑으로 아직 팔고 있더라. 

gaspar 브렌드의 the drive 장갑

가죽 종류가 뭔지 웹페이지에 나오진 않아서 어떨진 모르겠지만 손등뼈부분이 노출된 knuckle hole타입 snap button이 달린 full finger type의 장갑이다. 나도 운전할때 손에 땀이 많이나서 장갑을 좀 고르고 있었는데 방금 전 문장처럼 보그체 같은 단어들로 결국 검색을 해야하더라. knuckle hole 을 한국말로 못 바꾸겠더라 ㅡㅡ;;

 

 한국은 운전장갑이 거의 없어서 그런 단어 들을 찾기도 어렵고, 단어가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운전장갑은 바이크 용이다. 차량용과 바이크용의 차이는 어떤게 다르다면, 손바닥 부분에 패드가 있고 없고이다. 이게 은근히 차량 운전할때 패드가 덧대져 있으면 스티어링 휠 잡기가 불편하다. 

 

어쨌든 그 손등뼈 구멍들은 결국 땀이 덜차게 해주는 건데, 나같이 땀이 많이 사는 사람들은 저 구멍으로는 감당이 안된다. 그리고 full finger말고 half finger 한국 말로 반장갑이 적당하더라. 그리고 저 버튼 타입은 손목위로 올라오게 되서 손목에 악세사리를 찬 사람들한테는 불편함과 저 쇠 성분이 악세사리들과 부딧히면서 손상을 주게 된다. 

 

그래서 통풍을 위해서는 윗부분은 통풍이 잘되도록 그물처럼 되어 있고 (crochet, 크로세), 바닥부분은 패드가 없고, middle snap button이 아닌 strap and roller 조임방식이거나 front bent(앞 트임)이 있는 형태를 고르다 보면 아래 그림처럼 된걸 고르게 된다. 

half finger, crochet, strap and roller 타입 운전장갑

 

영화에서 나를 계속 불편했던게 바로 저 중앙에 버튼으로 된 연결 방식의 버튼 때문이었다. 왜냐면 말이지 

 

파텍필립, 아이러니

바로 시계 때문이었다. 

저 시계말이다.

그래 저 시계, 바로 시계 계의 최종 끝판인 파텍필립(물론 감독은 이미테이션이라고 했다)이다. 시계가 너무 이뻐서 유심히 봤는데 파텍필립이었다. 아마도 칼라트라바 계열(파텍필립중에선 가장 저렴할 수도 있는)인것 같은데, 게다가 다이얼이 2개 짜리라서 걍 5천정도 한다.

 

일반적으로 저 중앙 버튼이 시계의 옆을 긁게 된다. 그래서 보통은 운전장갑이랑 금속 시계는 잘 안차게 된다. 다이버 시계나 스포츠 시계 처럼 두꺼운 시계들을 찰 때는 버튼이 없이 시계 홈만 파진 장갑을 사용하게 된다.

 

손목부분에 시계 홈이 있는 타입

 

 

 그래서 영화에서도 저 버튼위로 시계를 끌어올려서 찬다. 저 시계의 높이를 상상해 보자. 뭔가 팔목이 아니라 팔뚝근처에 차게 된다. 그리고 저 철제 버튼과 시계가 닿을듯 말듯 닿아 있다. 이미 엄청 긁혔을거다. 게다가 파텍은 두께가 1cm정도 되서 더 쉽게 옆에 닿는다. 

손목을 다 핀 상테인데도 버튼이 닿을듯 하다. 그리고 시계 위치를 보면 팔뚝 근처다.

 

시계의 위치고 긁힘도 그렇고도 있지만,  가난한 드라이버가 저런 시계를 어떻게? 그것도 운전대 한가운대에 달지? 뭔가 설정과 맞지 않았다. 비슷한 느낌의 파텍필립 라인업을 보면 4~5천만원정도 한다.  미국돈으로 4~5만달러. 

 

아이러니함은 여기서 시작된다. 온갖 스타일리쉬한 것들로 폼을 잡는 영화이고, 정작 레이싱에 참여할 4만달러인가? 가 없어서 범죄인들의 도주를 도와주는 일을 하는데. 저 시계하나만 팔면 모든게 해결되는데 그걸 안하니 엄청 맘이 불편할 수 밖에. 

 

그래서 나는 영화 마지막까지 저 시계에 대한 스토리가 나올 줄 알았다. 가족의 유품이라던가, 인생을 걸고 한 마지막 어떤것의 상징이라던가 그런 개연성 말이다. 

 

이 영화가 나왔을때 이 시계 때문에 역시나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나도 그렇게 궁금한 사람중에 하나가 되었다. 

 

인과없음. 정전백수자

하도 현실 세계가 어지럽고. 어디서든 왜인지 모를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영화라도 인/과 원인/결말을 보길 원하는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그냥 내 아집이란것들을 24년 들어서 알게 되었다. 정말 원인이 없거나, 내 인식의 경계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것이란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런것을 그냥 나는 정전백수자, 뜰앞에 잣나무라고 하기로 했다. 그냥 열심히 사는거다. 짐짓 원인을 알아야 해결이 될텐데, 지구상에있는 문제의 대부분은 그 무리의 최고 권력자가 문제를 만들고 디테일은 챙기지 않기 때문이고, 그 사람의 인지의 한계상 모든것을 챙길 수도 없다.

 

원인? 이랄것도 너무 단순할때가 많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좋아서, 싫어서, 나한테 이익이 되고, 손해가 안되고 등등 아주 단순하다. 그래서 우린 슈퍼히어로가 그런 사람들을 벌주고 일소하길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히어로 영화에서도 현실 반영이 일어나서 이젠 그런 스토리는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도 소설도 보지 않는다. 현실만으로도 괴로운데 영화에서 또 현실을 보라고? 암튼 그래서 현실반영 없고 인과가 없는 이 영화는 나에겐 별로지만, 현실반영없고 인과가 없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또 괜찮은 영화지 않겠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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