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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3, 엔지니어를위한정치 season2

예금 , 선지자

sstrato 2021. 4. 1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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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런 이야길 한다. '1980'년대에는 은행에만 돈을 맡기기만 해도 년 20% 수익을 보장했으니 너무 살기 편했을 거라고 말이다. 

실제로 나도 그 시절즈음에 무슨마을금고에 통장을 만들고 돈을 맡기면서 25%(아마 학생이라 특별 금리가 있었을거다)정도 나온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과거의 추억에 대한 회상만 있으면 너무좋을텐데 항상 그것을 넘어 한탄으로 이어진다. 

'요즘은 은행에 돈을 넣어둬도 1%이자도 안준다. 너무힘들다 그러니 주식도 해야하고 채권도 알아야 하고 선물/파생 상품도 알아야 한다.' , '중년 이상인 분들은 은행에만 돈을 넣어둬도 꿀빨던 시절인데, 요즘 20대들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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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한번 따져 보자. 아니 아주 쉽게만 생각해도 돈 다루는 은행은 가장 기본인 수익이 '예대마진' 이라는 예금으로 지급해야하는 이자와 대출로 받는 이자의 차이로 남기는 것이다. 누군가 한테 줘야할 이자가 25%면 거꾸로 내가 받아야하는 이자는 당연히 그것보다 크겠지? 그래서 자료를 한번 찾아 봤다. 

출처: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 사회의 변화, 통계청

1980년대 예금 금리 평균이 18.6이다. 백만원을 맡겼으면 18.6만원, 1억을 맡겼으면 1천8백6십만원을 그냥 버는 거다. 만약에 당신이 1억을 가지고 있었다면? 완전 좋았겠지. 그런데 당신이 1억을 빌렸다면 거꾸로 1년에 2천만원을 이자로만 내야한다. 그리고 2000년 이후 예대마진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건 또 담에 이야길 해보자고.

 

요즘 대충 10억정도 하는 아파트를 사려면 4억정도 대출을 받아야 한다. 80년대였으면 이자만 8천만원을 내야한다. 그 때던 지금이던 한가정이(맞벌이라 하더라도) 8천만원을 이자로만 낼 수 있는 곳이 몇이나 될까?

 

그럼 그때 아파트는 얼마였을까?

1988년 8월 압구정 한양아파트(64제곱미터)가 9천만원이었단다(매일경제 2018.10.18). 오?! 1억을 땡기면 뭐 살만하단 생각이 들지???? 그럼 급여는 얼마였을가? 1988년 대졸 신입사원(즉 엘리트)의 평균 초임이 월332,580원이다(이건 블로그에서만 찾을 수 있었는데, 검색 실패. 그때 GDP가 4천7백달러 정도니까 뭐 크게 틀린 순자는 아닐거다 ). 압구정 아파트를 사려고 1억을 땡길 수 조차 없지만, 설사 빌리더라도 그때 당시의 신입사원이라면 원금만 272개월(23년)을 오롯이 모아야 살 수 있는게 압구정 한양아파트였다. 

 

1인당 GDP, :  2015  한국의 사회지표, 통계청

즉 그때 비싼건 지금도 비싼거다( 난 주로 지금 멀세이리스 못타는 사람은 그 시절에도 멀세이리스 못탄다 라는 표현을 쓴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건 뭐냐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는게 힘든건 마찬가지다. 아니 어쩌면 연 20%의 이자를 메우기 위해서 주당 58.9 시간을 일해야했으니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 

 

사는건 늘 힘들다. 그러니 지금 당장는 누굴 원망하거나 탓하면 속은 좀 시원하겠지만 현실은 잘 안바뀐다. 이럴 때 거짓으로 위로 하려는 사람들을 경계해라. 니가 힘든 원인이 늙은이 탓 또는 젊은이 탓이라고 하는 사람, 바로 그 사람이 거짓 선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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