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tter is how it can be , not how it is now

O4, 새.책.뷰(새벽에 쓰는 책 리뷰)

개발자 온보딩 가이드

sstrato 2023. 6. 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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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크리스 리코미니
옮긴이: 장현희
펴낸이: 김희정
디자인:그린애플,박진희
제작:재영 P&B, 디올페이퍼
구매처: 교보문고

 

크리스 리코미니, 이전에 아파치 쌈자(쌈장아니다 samza.apache.org) 쓸때 알던 사람(그 사람은 날 모르지 당연 ㅋ)인데 책을 만들었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Missing readme'이다.

영어책 이름을 보다 보니 10여년도 훨씬 전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아이들과 협업을 했을때의 일이 기억난다. 분명 처음 만났을때는 나보다 못해서 내가 열심히 설명도 해주고 가르쳐줬던 사람들이 6개월만 지나면 굉장히 정말로 괄목상대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지식의 깊이와 숙련도가 어마 어마 하게 올라간 상태인거다. 한,두 사람이면 그 개인의 능력이라고 넘어갔을텐데 아니 이건  만나는 인간들 마다 그러니(대충 몇십여명) 이건 뭔가 분명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뭔진 몰랐지만 '그것'이 너무 부러웠다(그래서 내가 외국에서 일을 하고 싶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물어보고 답했었는데, 그중에 기억에 남는 나의 질문은 '너네는 입사하면 어떻게 일을 시작하냐? 너는 어떻게 시작했어?'였다. 그에 대한 그사람의 답은 '책상으로 가면 모니터 두대, 맥북, 헤드폰 그리고 개발 환경 세팅에 필요한 정보가 있는 readme 프린트 한장이 있어'였다. 거의 20년전에 가까운 일이긴 한데, readme 한장으로 세팅이 끝난다니...

 

그 이야길 듣고 나도 언젠가 저런형태로 일을 하는걸 만들어야겠다 라고 맘을 먹었었고, 지금 일하는 곳의 개발문화를 만들었다. 어느날 이것도 아주 오래전 기억인데 스위스 로젠 공대 애들이 방문했을때 내가 회사 대표로 개발 문화에 대해서 발표를 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들의 전부를 말이다. 그때 내가 의아했던건 '아니 회사에 다른 날아다니는 개발자도 많은데 왜 내가?' 였는데 '너 영어할줄 알잖아'였다 ㅋㅋㅋ. 나중에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렇게 whole developement domain level에서 정리한 사람이 ... 그 다음 이야긴 생략한다. 결국 그걸 기반으로 이 회사의 JMMI (Jira Maturity Model)이 만들어졌고 이 팀이 레벨이 가장 높다. ㅡㅡv

 

그런 과정들을 거쳐와서 그런지 나는 이런류의 책을 볼때 마다 두가지 생각을 한다. '아니 여태 이런걸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리고 '이런 제품이 팔린다고?' 이다. 그만큼 특별할건 없는(내 기준에서) 내용들의 서술이다. 그리고 좀더 있어보이게 이야기 하자면, 내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만들어낸 답들을 다른 사람들은 너무 쉽게 알아버리는것 같아서 약간의 뭐랄까 좀 이거 뭔가 너무 공짜로 먹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책이란 제품을 돈주고 사는 거긴 하지. 

예전에 나혼자서 고민해서 앞쪽 뒤쪽 배열을 연결하는 자료구조를 만들고 '역시 난 천재야'라고 했었는데 그게 double linked list 라고 책에 떡하니 있는걸 한참후에야 알게되어서 짜증났던 경험과 비슷한것 같다(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의 비애지 ㅡㅡ). 

 

어쨌던 제품은 시장을 반영한다. 이런 책 제품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시장의 니즈가 있는거고, 반대로 난 책 관련한 시장감각이 1도 없는 사람인거다. 이런 류의 제품들이 많아 진다는건 팀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일과 그 팀을 메니징하는것에 대한 불안감 불편함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거다. 책에 있는 내용중에 내가 10여년전에 했던거 하나는, 협업을 하기 위해서 개발 IDE를 정하고 그거에 맞추어서 공식 문서들을 정리한거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VIM 빠돌이이고 VIM을 IDE처럼 쓰는거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었다. 근데 내가 eclipse던 jetbrain이던 vscode던 표준 IDE를 정하고 그거에 맞추어서 다 쓰도록 한거다. '왜 vim을 쓰면 안되나요?'라고 하길래 '너가 100여명에 걸친 사람들 다 AS해줄수 있으면 그렇게 하자'라고 하니까 자리로 돌아가더라. 

 

이 책엔 그런 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내용들이 많다. 충분히 사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물론 전부 다 맞는 이야기는 아니라서 걸러 들어야 할 것들은 있고, 역시나 여기서 나온 설계원칙들은 내가 쓴 책 '개발자 원칙'의 내용들이 더 좋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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