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tter is how it can be , not how it is now

O1, 그냥 그런 이야기 season2

룰없음, 설겆이, 그릇

sstrato 2024. 1. 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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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아오면서 최소한의 룰들은 있다고 믿었다. 사람과의 관계나 일을 처리하는 것에 있어서 그런게 있다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2) 그래서 기술 정보들 외에도 사람과이 관계를 맺는 법칙, 일을 처리 하는 법칙들을 주루룩 읽고 쓰고 외우고 그런걸 자랑하고 다니고 있었다. 짐짓 그런걸 지혜라고 나 스스로도 믿고 있었고 말이다. 

 

3) 이래 이래 하고, 여차 저차 해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고 이런 계약이 있고 이런 일들은 이렇게 처리하고, 이렇게 했을땐 이렇게 해라 등등을 설명해 주면서 ‘아 이제 나도 성숙했구나’ 생각했다.

 

4)그리고 그게 이 세상에 동화되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이제 한 사람으로의 몫을 제대로 하는구나라고도 생각했다. 

 

5)요 몇일간 벌어졌던 일들을 새벽에 계속 반추하고 있다. 왜 그런일들이 벌어졌을까? 자기가 잘못을 해놓구도 욕지기를 하고,  계약을 위반하고도 돈을 더 달라고 하고, 사람을 살렸더니 왜 그렇게 살렸냐고 따지는 걸까?

 

6)나는 늘 그 어떤 선을 넘는 것을 죽도록 싫어한다. 내가 넘는것도 싫어하고, 남이 내 선을 넘어오는것도 같은 강도로 싫어한다. 그리고 서로의 그 선을 지키는 것을 나름 선 또는 도덕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삶의 의미로 생각했다. 그리고 항상 그 선을 내가 있다고 믿었던 공공의 선과 실체적인 위법이 아닌 정도로 구체화 하고 그런과정에서 의미를 만들기 그 자체가 가치가 있다고 믿어서 꼬장꼬장하게 살았다. 

 

7)요 몇일 너무 기분이 상했던 이유를 드디어 알았다. 공공의 선 따위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비록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할 것과 하지 않아야할 것을 구분하는 그런 사람들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8)첨에는 그런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애초에 그런 선, 규칙, 룰 따위가 없었다. 나만 지키려 했다는 , 나만 믿고 있었다는 , 한심함 그리고 비참함. 

 

9) 내 재산만 지키면 되고, 내 돈만 남으면 되고, 너 돈도 내것처럼 쓰면 된다. 내 명예만 지키면 되고. 너가 죽고, 내가 살고. 그래 그러면 된다. 그렇게 선을 넘는 사람들 속에 치이다 보니 내가 그토록 믿고 살았던 가치란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나 싶다. 너무 후회가 되고, 너무 고지식한 내가 싫고 그렇다. 

 

10) 9까지만 쓰고 글을 끝내려다가 아마도 걱정할 사람들이 좀 있을것 같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지식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몇 있더라. 가깝게는 내 아내와 아이 그리고 다른 가족들, 친구 몇 지인 몇 들이 그렇고. 그들이 펼칠 영향력 그리고 내가 좀 보탬이 될 그런 날들 그런걸 아마 희망이라고 부를텐데. 설겆이 열심히 하다보면 내가 그릇을 만드는 날도 있지 않겠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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