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tter is how it can be , not how it is now

O1, 그냥 그런 이야기 season2

무지, 유지, 그 사이

sstrato 2024. 1. 20. 15:55
728x90

무지

 

지식이 없는 상태 이거나, 지식이 없는 것도 모르는 상태를 뜻하는 사회적 약속의 기호이다. 어쩌면 ‘내가 그것을 모른다’ 라고 규정지어진 ‘그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 또한 어렵다. 

이를테면 ‘나는 돈을 모른다’ 에서 돈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실제적으로 굉장히 쉽지 않다. 화폐를 모른다는 것인가, 돈의 의미를 모른다는 것인가, 아니면 나는 돈이란 단어를 모른다는 것인가? 부분적으로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고, 무지는 때론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내가 그것을 알고 파혜치기 위해서 노력하고 나의 무지를 해결하겠다는 그런 사명감 또는 자존감 또는 용기가 또는 열등감이 나를 이끌기도 한다. 

 

그래서 아침 일찍 블랙박스 같은 미지의 세계를 열어보기 위해 그리고 그 안에서 혹시 검은색으로 칠해진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유지.

지식이 있거나, 내가 어디까진 알고 있다는 상태를 뜻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평안하고 안정감 있고 따뜻하고 멋있고 그런 단어들과 같이 어울리는 단어다. 

 

이 상태는 굳이 블랙박스를 열기위해 노력해 볼 필요가 없다. 왜냐면 그 안에서 검은색으로 칠해진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더 중요한 그 안에 고양이 따위는 아예 없었다는 것도 안다. 

 

어차피 블랙박스를 열어볼일도 없으니 평안하고, 고양이 따윈 없는 걸 알았으니 조바심내할 필요도 없다. 무지한 자가 블랙박스에 대해서 물어보면, 선문답같이 ‘열어보세요 거기에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멋있게 답할 수 있다. 

 

어쩌면 나는 이런 유지한 상태를 계속 선점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 사이

새로운 모양의 블랙박스가 나왔다 이번엔 육각형으로. 나의 유지와 또는 너의 무지가 이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이번엔 열어보면 검은 고양이가 있을까? 아닐까? 또 선문답이 이어진다. 

 

어떠한 지식도 그리고 지식인도 새로운 이 블랙박스에선 기존의 것은 안정적이기 어렵다. 사는 것은 이렇게 어떤것에 대한 무지와 유지 사이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728x90

'O1, 그냥 그런 이야기 season2'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풋, 콜, 지분 20%자산  (2) 2024.04.26
실패, 자산,  (2) 2024.01.08
룰없음, 설겆이, 그릇  (1) 2024.01.05
저출산 , 하지만 가정  (0) 2023.09.11
전세 만기, 집주인, 채무자, 채권자  (0) 2023.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