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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3, 엔지니어를위한정치 season2

정전백수자, 거대기업 임원, 개발자 원칙, 좋은 사람

sstrato 2024. 6. 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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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원칙

몇년전 많은 분들과 발행한 책의 토크 콘서트가 있었다. 

 

왼쪽부터 김동욱(인프램 CTO)선배님 김동욱선배님(스페이스비젼 대표) 박미정선배님(당근마켓 개발리더) 그리고 나

 

개발자 원칙이란 책은 나로서도 할말이 더 많게 만드는 책이라서 그 다음 버전을 계획하고 있다.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기다려보자 ㅋㅋㅋ. 이직에 대한 질문, 경력을 어떻게 키워나가야겠냐는 질문, 팀구성에 대한 질문등등 인생에 대한 질문들이 꽤 많았는데 나는 아직 어리고 경력도 많지 않고 역량도 뛰어나질 않아서 주로 옆에 앉으신 3분이 열심히 답을 해주셨다. 

 

내가 꿈꾸던 세상이 이런 것이었다. 잘 나가시는 분들 옆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내 지식과 경험을 늘려나가는것 그런 분들과 이름 주고 받으면서 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듣고 생각을 나누는것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미 나는 수년전에 꿈을 이뤘다.  하지만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것이 꿈을 이룬 다음에 오는 것들이다. 이것도 나중에 한번 풀어보면 재밌겠다. 

 

거대기업 임원

이번 토크에서 나는 일부러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내 관점 보다는 다른 잘난분들의 관점이 훨씬 깊고 울림이 있는것을 알기 때문이고 이게 청중에게도 오신 분들에게도 더 좋을거란 생각이었다. 그래서 사회를 봤다. 중간 중간에 요약을 하려다가 할루시네이션이 나서 헛소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도 했지만, 다시한번 사과드린다. 

 

나를 콕찍어서 묻는 질문이 이 제목이었다. 거대 기업 임원이 어떻게 되셨냐? 

나 정도 나이에 나정도 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 질문이 이상하게 들리는게 사실이거나 당연할 거다. 뭐 어떻게 되었겠나 그걸 할 사람중에 그 시기에 그걸 가장 잘 할것 같은 사람. 대표가 보기에 가장 적절한 사람들이 보통 된다. 아마 그걸 몰라서 묻는건 아닐거고, 비법이나 특별한 스펙같은게 있냐?를 물어보는 것일거다. 

 

이상하거나 하진 않는다. 질문은 하신 분은 아직 훨씬 젊고 이런 류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으니 호기심이 있는게 당연하지.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저 그거 할게요, 하니 되었다. 물론 인터뷰 3번정도 봤지만'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참 뭔가 드라마틱한 어떤 요소를 찾으려 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일이 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나를 선임한 리더 덕분에 되었다. 늘 감사한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진 않다. 

인터뷰 및 필터링 과정에서 내 경력, 내 책들, 내 발표들을 다 검토했고 인사팀의 검증이 있었으며 다른 리더 분들의 검토가 있었지. 그런 경력 책 발표를 위해서 나는 몇 십년간 잠을 줄이고 자료를 보고 만들고 검증하고 제품도 만들고 미친 듯한 일정들을 보냈다. 하지만 어떤 자격이나 지위를 위해서 그런걸 하진 않았다. 이해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런것들이 정말 재밌었다. 사업을 했을때도 되게 웃긴게 조금의 일을 하면 통장에 돈이 꽂히더라. 그 기쁨 효용감이란게 참 재밌더라고.

 

분명 노력 엄청하고 사는 스타일의 나지만, 난 내가 노력해서 이런 것들이 얻어졌다곤 생각하진 않는다. 노력의 양이나 규모로 치면 다른 사람들이 훨씬 많이 해서 이고, 노력한다고 다 얻어지는건 아닌것들을 알아서다.

 

정전백수자

 뜰앞의 잣나무의 한자번역이다. 아니다 한자가 먼저 있었고 한글로 번역하면 뜰앞의 잣나무다. 자세한 내용은 찾아 보고 오길 바라고 ㅎ. 내가 내린 결론은 때론 인생을 살다보면 일어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때가 있다는 것이다. 인-과, 응-보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리고 엔지니어한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 겠지만, 실제로 아무 뜻없이 일들이 벌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잘 지내던 사람이 없어지고, 잘 되던게 안되고, 아프고, 병들고, 다친다. 

무속/종교/업보등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그래서 늘 지금 시대의 나 또는 멀티벌스에서의 나의 잘못으로 인해 일이 벌어진다고 하지만 아니다 몇번 겪어 보니 큰 생각 없이 벌어진 일들에 우리는 의미를 부여하려한다. 

대기업의 임원도 별거 없다. 최선을 다해서 일으했고, 그 일을 했고, 남들 돕고,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고, 이래저래 한다고 광고를 하다보면 그냥 된다. 대부분은 '저 사람은 임원이 되야하는데, 왜 안되지?' 정도의 분위기 일때 되더라.

 

성공의 척도로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자... 그럼 중요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미 내 성공에 대한 정의를 내려놨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썰도 풀도록 하겠다.  

 

좋은 사람

답을 하다가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 갔다. 내가 늘 고민하는 좋은 사람과 좋은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하고 있더라. 아마도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보다.

 

좋은 사람과 좋은 리더중에 어떤게 더 되기 힘들것인가?

 

임원 말고 리더 그리고 사람 말이다.

 

살아본 결론으론 좋은 리더가 되는게 좋은 사람 되는거 보단 훨씬 쉽다.

 

왜냐면 좋은 리더가 되는 것에 대한 평가가 잣대가 이미 마련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개선하고 수익실적을 개선하고 커뮤니케이션 양이 늘어나고 간소화되고등 당기 년도에 해야할 목표가 정해져있으니(okr이던, kpi던) 그거만 달성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좋은리더가 되는것은 쉽다. 그리고 좋은 리더가 좋은 사람일 확률도 높지만 인과는 잘 없는것 같다. 인성 거지 같아도 일 잘하는 리더는 많으니까 말이다. 반대로 좋은 사람은 좋은 리더가 될 확률이 높다.

 

다만 내가 정의 하는 '좋은' 이라는 것에는 착하고 순딩 순딩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래서 어찌보면 좋은 리더가 되기보단 좋은 사람이 되라고 늘 후배들한테 이야기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내 기준에서는 솔직해지는 것이다.

 

겪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솔직하기가 세상 무엇보다 무섭다. 나도 아직 그런데 그렇게 솔직해지는 것 말고는 잘 모르겠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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