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기획자라 불리는 사람들한테 계속 묻고 있다.
'당신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대부분의 대답은 (소프트웨어 쪽에 한해서이다)
'코딩 빼곤 다 합니다' 이다.
그럼 코딩외에 UI/UX 기획도 하고, 인력 확보 기획도 하고, 재무 기획도 하고, 마케팅 전략 기획도 하고, 홍보/이벤트/투자 기획도 다 한다는 거다.
뭔가 잘 딱 정의가 안되면 , 잘 못견디는 스탈이라서 나만의 정의를(라곤 하지만 그냥 일반적인 정의도 포함한다.)를 찾을려고 엄청 노력중이다.
보통은 영어로 하면 의미가 간단해지는 게 있으니까 기획자를 영어로 하면 뭐에요 하니까?
Planner?요? 라고 하더라. 맞는것 같다. plan을 세우니까 ㅎㅎㅎㅎ ㅡㅡ
Planner와 기획자의 차이.
물어본다. planner와 기획자의 차이가 무엇인가? 어떤 블로그에서 보니 planner는 정해진 일들을 처리해가기 위한 순서를 정하는 사람. 기획자는 정해지지 않은 일들의 순서를 맞추고 설계하는 사람이란다.
아니 1년차 기획자가 과연 정해지지 않은 일들을(그것도 규모있는 일을) 순서를 맞추어서 주욱 정리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게 1년차 기획자가 하는 일이라면 수준은 애초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대부분의 '일'들은 거의 매일 새로운 즉 정해지지 않은 일들이다. 가장 단순하게 보이는(말 그대로 눈으로 보이는, 실제가 그렇다는 뜻이 아니다) 운송업만 봐도 매번 규모/크기/종류/목적지/운송시간 등등이 달라진다. 오래한 사람들은 그럴 '늘 그런것 처럼' 처리를 할 뿐이지.
기획 역시도 종류 별로 템플릿, 플로우가 다 정해져 있지않은가? 년차가 짧은 사람들은 그것의 내용을 채우는데도 급급할 것이고, 년차가 좀 된 경험있는 사람들은 템플릿을 각 상황별(대개의 경우 듣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tailoring 한다.
그런데 planner를 오래한 사람은 다를까?
계획자와 기획자의 차이
사전을 보면 '기획은 어떤일을 꾸미어 계획함' 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유의어에 '계획'이 있다. '장차 벌일 일에 대해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 등을 미리 해아려 구상함' 무슨 차이가 있지? 기획과 계획 사이에?
정의가 저러하니 결국 계획자와 기획자는 같다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그럼 기획자는 과연 무엇인가?
난 이렇게 생각한다. 기획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계획자 또는 planner의 buzz word 이다. 무슨 뜻인고 하니, 뜻을 모르는 한자인 기획(企劃)를 계획의 대체용어로 사용하면서 뭔가 '있어보이니즘'이 가미된 단어다. 기획자 뭔가 있어보이잖아. 계획자? 뭐야?라고 생각이 든다. 언어가 가지는 변별성이지.
즉 이미 기획이란 단어자체가 본원적 정의가 없는 것이라는 의미다. 왜냐면 계획이란 단어에 양념을 듬뿍친 단어니까 본질적인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조작적 정의만 있는 단어 즉 특징적인 것들을 뽑아서 수치의 비교로만 정의할 수 있는 개념이다. 즉, 어떤 단어를 구성하는 하위 의미(그것도 측정이 가능한 카테고리, 이를테면 파워포인트나 스케치 페이지수)를 적절히 모은 다음(개인마다의 판단이 작용한다) 그것으로써 상위 개념을 정의 하는 수 밖에 없는것이다. 그러니 '누구나 기획을 하지만 아무나 할 순 없다'. '그것은 기획이 아니야', '나쁜 기획이란 없어, 실패한 기획만 있지' 이런 쉰소리를 해도 먹히는게 조작적 정의만 있는 단어들의 특징이다.
다시한번, 기획이란 단어의 본원적 정의는 계획이다. 그리고 나는 계획을 기획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더 질적인 차이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더 섬세하게 미리 구상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게 계획이든 기획이든 말이다. 그러려면 뭐가 필요할까? ㅎ
keep calm and carry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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