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감상
아이는 이제 혼자 기차를 타고 여행을 다녀올 정도가 되었다.
아이의 글씨가 정돈되어가고 있고 생각도 단단해지고 있다.
나와 아내는 바다대신 근교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했다. 북한강 근처에서 점심과 커피 그리고 집으로 와서 골프연습(코치한테 배우라고 했는데, 굳이 나한테 배우겠단다. 나도 급한데 ㅡㅡ) 그리고 저녁은 아내가 좋아하는 훠궈.
아이는 저녁 9시정도에 들어왔고, 우리도 비슷하게 집에 왔다.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거 참 좋다.
그래봐야 하루 토털 7만원이 안되었는데(점심 2, 커피 .6, 저녁 4) 돈을 너무 많이 쓰는거 아니냐며 아내가 겁을 낸다.
요즘은 도로에서 다른 차보다 빨리 가는 연습을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늘 나는 내 앞으로 차가 들어오게 하거나, 내가 차선을 바꿀때는 옆의 차가 지나가면 그 뒤로 들어간다. 그 다음 차의 앞이라고 하지 않겠냐고 묻겠지만 한차 보내고 그 뒤로 들어간다는 느낌 뭔지 아는 사람은 알거다.
그러다 보니 늘 차량의 행렬 뒤쪽에 있기 쉽상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좀 짜증이 나더라고. 앞으로 불쑥 불쑥 껴들기를 해도 미안하단 깜빡이 조차 안키는 인간들이 허다하고, 경적이라도 울리면 차를 세우더라고
몇번 있었었다 도로에서 차를 세우게 된 일들 말이다. 그날도 옆을 보니 차량 한대가 지나가고 있었고 난 그 차량 보내고 다시 한번 보니 한 저 만치 뒤에 (300미터 정도 뒤에 )한대가 오길래 들어갔다. 근데 저 멀리서 오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올리더니 상향등을 키고 내 옆으로 부앙 오더니 창문을 내리고 차를 세우라고 한다. 마침 신호에 걸려서 차를 세웠다. 주먹을 들고 씩씩 거리며 운전석으로 오더라. 나는 아내한테 나 내리고 문 걸어 잠그라고 한 다음 내렸다.
나 키 193, 그리고 한덩치 하고 인상 역시 쉽지 않다(나름 객관화 잘되어 있음 ㅋㅋ)
날 보더니 주먹이 삿대질로 변하고 그 방향이 하늘로 향하더니 다시 돌아서 자기 차로 황급히 돌아간다.
그 이후로도 몇번 그런 일들이 있었다. 지금의 비싼차로 바꾸고 나선 그런 일들은 없더라. 하지만 여전히 깜빡이 안키고 불쑥 불쑥 들어오는 건 안바뀌더라. 난 나의 안전을 위해서 거리를 조금 두고 운전을 하는데 거기를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언제 부턴가 차를 좀 붙이게 되더라. 그래봐야 남들 기준에선 좀 멀찍한거지만 ㅋ. 그리고 이제는 뒤로 붙는거 말고 아예 앞으로 들어가는 걸 연습중이다. 속도도 나는 차고 핸들링도 좋아서 큰 문제는 없더라고.
오히려 앞으로 가니 내가 스트레스 안받아서 좋고 뒤 흐름은 신경안써도 되니까 좋더라. 정신건강에 좋더라. 그래봐야 깜빡이 키고 차선 변경가능한 점선에서 들어가는건데 참 정신승리 요란하다 싶다.
진즉 이렇게 살걸 이란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 자중하느라 할 말 잘 안하고,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합의가 잘 되는 형태로 했는데 어느 순간 부터 '왜 내가 손해를 봐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 역시 별 여유도 없이 사는데 그냥 혼자 따뜻한 세상 어떻게든 만들어 보려고, 낭만 있는 삶 만들어 보려고 그랬던것인데 쉽지 않더라. 굳이 친절해질 필요는 없는 것인가 보다.
책이나 글로 내 생각을 나름 강하게 이야기 하는게 아마도 무슨 돌파구 같은 거였어서 그리도 글을 쓰고 했나 보다.
그래 그렇게 앞으로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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