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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1, 그냥 그런 이야기 season2

apple vision pro, 프로 유용러, 아마 잼러.

sstrato 2023. 6. 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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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stratoshpere.tistory.com/92

 

WWDC 23, apple vision pro, 공간 아마추어

WWDC 23 굉장히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행사. 외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WWDC였는데 올해는 어떨지? 기대는 별로 없었다만 걍 업계에 있으니까 의무감으로 본다. computer 이번에 15인치 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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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유용러

나는 거의 틀린 분석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전 글에서 apple vision pro를 정말 열심히 까댔다. 디자인이 어떻다는둥 무게가 어떻고 해상도가 어쩌구 저쩌구 말이다. 

 

진성 공돌이, 엔지니어라서 늘 유용성 (usefulness)을 따지다 보니 그런것 같다. 

 

몇일전에 모 여행 유튜버가 좋아하던 미국 아이스크림 공장을 가고 싶다던 찰나에 한국 지사의 직원이랑 이야길 나누게 되었는데, 몇주후에 미국 본사에서 초청장이 왔단다. 그 이유는 

 

'It seems to be so much fun'

 

단순히 즐거움을 위해서 왕복 비지니스 비행기표에 호텔비까지 다 제공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뭐 대충 따져보면 천만원 이쪽 저쪽이겠지.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 재미를 위해 어마 어마한 돈을 아무 느낌없이 썼다. 

맛있는 재미를 위해 한끼에 몇십만원이 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멋있는 재미를 위해 한벌에 수천만원이 넘는 옷을 걸치고

스피드 재미를 위해 한대에 수억원하는 차를 갖는것에 거리낌이 없다. 

 

나는 모든 것을 볼때 효율성 유용성만을 따진다(것 이니까 물건이겠지? 사람이나 관계에서 그런걸 잘 못따져서 늘 곤경에 처한다). 그러니 재미를 주는 물건에는 잘 반응을 하지 못한다. 

 

재미외에는 전혀 유용함을 주지 않는 물건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서 혹평을 한다. 프로 유용러니까 말이다. 

 

아마 잼러

나는 재미란걸 느끼는 것에 둔하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어떤것에 재미를 느끼는 지 모르는 참 불쌍한 인생이다. 그냥 삐죽 삐죽 나의 존재의 의미들을 비평에서 찾기 위해서 세상 모든걸 까는 그런 고약한 것에 희열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너희가 모르는 것을 내가 짚어 줄게! 

 

그래서 수만은 것들에서 단점만을 꼽아 내서 주르륵 이야길 한다. 많이 이야길 하면 할 수록 내 가치가 깍이는 것은 모른채 그져 타인은 몰라서 그러는 줄 알고 나의 지적 (intellectual, not pointing) 능력을 과시 하는 버릇이 생겨 버렸다. 

 

그래서 나에 대한 나 스스로의 평가도 '재미 없다'이다. 

 

논문을 봐대고, 코드를 만들고 돌리는 것도 물론 재미있다만 나를 충족시키지는 못하더라. 내 딸을 볼때 마다 느끼지만, 이 아이는 어떻게 하면 자기가 충족함을 느끼는지 만족을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 것을 정확하게 안다. 그러다 보니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어떠한 버릇이나 장소나 정리 형태가 있지만, 정말 부러운 능력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를 즐겁게 해주는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혹시라도 빠른 차를 사면 좀 재밌을까 싶어 차도 바꿔봤지만 별 감흥이 없더라. 여전히 갑갑하고 답답하고 물론 속도가 주는 짜릿함은 있지만 , 여전히 재미는 없다. 

 

apple vision pro

유용성은 다 빼고 좀 보자. 

 

우선은 재밌을것 같다.

 

새로운 경험(뭐 뻔하다 할 수 있겠지만)을 준다는 측면에서 신기한 즐거움이 있을것 같다. AR/VR이 섞여서 집에서 엄청 큰 화면으로 게임이나 영화를 보는데 메시지가 오는걸 읽을수 있다거나 영상통화가 집의 한쪽 구석에서 울리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응답하는 등의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 

일도 조금 할 수 있고

책도 조금 볼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혼자 있지만 혼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가격이 비싸다고 하지만, 우린 재미를 위해서 걍 돈을 쓴다. 에르메스 버킨백은 원래 계획은 아기용품 가방을 꼭 들고 다녀야만 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거기에 젓병이나 기저귀를 넣고 다니는 사람은 못봤다.

첫 버킨백은 이런 용도였다. 저 옆에 둘둘 말이로 들어가 있는 너저분한 잡동사니를 봐라.

샤넬은 어떻고, 불가리는 또 어떤가 다 재미를 스스로에게 주기위해서 그 엄청난 돈을 지불한다. 

 

그런것에 비하면 450만원정도의 애플 비전 프로는 뭐 사줄만하겠다. 헤드 스트랩이 또 에르메스 가죽버전이 나오려나? 싶기고 하고. 

 

재미를 위해서 나도 돈을 좀 쓰고 싶어지면 이 기계 살것 같다. 특별히 450만원 또는 500만원을 다른데 써봐야 뭐 얼마나 재미가 나한테 돌아오겠나? 싶기도 하니 말이다. 

 

다만 재미를 위해 그돈을 지불하고 싶은 날이 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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